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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4-11-04 | 조회 : 2913 | 추천 : 0 [전체 : 580 건] [현재 5 / 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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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4] 증명해야만 확신할 수 있을까, [Testimony]

 


 

어릴 적, 우리는 모두 어른들이 모르는 비밀 친구가 있었다. 누군가의 친구는 마법소녀였고, 또 누군가의 친구는 히어로였으며, 다른 누군가의 친구는 곰인형이었다. 에밀도 그러한 친구가 있었다. 에밀과 함께 산, 에밀의 소중한 친구 뱀파이어 찰리. 하지만 어린 에밀의 말에는 힘이 없고, 에밀은 계속해서 찰리에 대해서 증명해야 했다. 그런데, 나만 아는 내 친구를 증명할 수 있을까? 설령 증명하지 못한다고 그 경험이, 그 순간이, 그 감정이 거짓된 걸까.

 

 버려진 성에서 발견된 소년 에밀. 안젤라 수녀와 에밀의 인터뷰를 들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에밀에게 찰리의 존재를 증명하라고 재촉하게 된다. 하지만 에밀은 끝내 증명할 수 없고, 안젤라 수녀도 당연히 그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 뱀파이어는 없으니까. 그러나 이 작품을 보는 우리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에밀이 어서 찰리에 대해 확신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과연 뱀파이어 친구 찰리는 존재하는 걸까? 근데 그게 중요할까.

 

 다정한 노란 빛깔의 화면 안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들은 순식간에 우리를 작품 속으로 끌고 들어온다. 어느새 우리는 안젤라 수녀처럼 찰리에 대한 증거를 찾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감독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상상력을 통해 그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전해준다. 에밀의 이야기를 따라 에밀과 찰리의 성으로 갔다가, 안젤라 수녀의 말에 이끌려 다시 수도원으로 돌아오는 순간들. 에밀의 실감 나는 설명과 함께 우리는 마치 그 순간을 엿보고 온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어느새 싱클레어군이 된 에밀이 찰리를 지우려는 순간, 우리가 상처가 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지도 모른다. 성안에 남았을 에밀의 찰리라도 된 것 마냥 말이다.




 [Testimnoy]는 짧은 시간에 꼬마 에밀의 성장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턱 없이 짧은 7분에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드라마 장르의 이야기. 그러나, 빛과 어둠으로 고운 색감을 담은 배경들과, 절묘하게 치고 빠지는 음악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구성. 그렇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끝없이 관객을 밀고 당기면서 마지막까지 함께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있는 것도, 입 찢어질 정도로 엄청난 반전의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증명할 수 없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에밀의 간절하고 발랄한 증언들, 결국 확신할 수 없지만 믿기로 결심한 에밀의 용기까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내게는 사라졌던 비밀 친구가 에밀에게는 여전히 존재하길 바라게 된다. 그래서 찰리의 회상이 나오는 순간, 우리는 저절로 마음속이 따닷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 그건 거짓이 아니었어, 하면서.



 이 작품은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있는 것도, 입 찢어질 정도로 엄청난 반전의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증명할 수 없는 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에밀의 간절하고 발랄한 증언들, 결국 확신할 수 없지만 믿기로 결심한 에밀의 용기까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든다. 내게는 사라졌던 비밀 친구가 에밀에게는 여전히 존재하길 바라게 된다. 그래서 찰리의 회상이 나오는 순간, 우리는 저절로 마음속이 따닷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 그건 거짓이 아니었어, 하면서.

 버려진 성에서 온 무력한 꼬마 시절부터 심리학을 전공하게 된 어른이 된 지금. 에밀은 여전히 마음속에 주황 머리의 키 작은 뱀파이어 친구 찰리를 간직하고 있다. 에밀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끝없이 찰리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나 자신이 서글퍼진다. 우리는 언제 그런 어른이 되어, 증명 없이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사실, 우린 여전히 무엇도 증명할 수 없는 인생을 산다. 그래도 확신할 수 있다. 벅차오르는 음악과 햇볕 아래 나타난 찰리처럼, 에밀의 꿈이 이뤄지듯, 우리도 언젠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반드시.


글 관객심사단 강지형

사무국님이 2024-11-04 오전 10:46:00 에 작성하신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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