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1st Seoul Independent Animation Festival

서울인디애니페스트20259월 18일(목) ~ 9월 2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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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4-10-29 | 조회 : 2928 | 추천 : 0 [전체 : 580 건] [현재 5 / 1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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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3] 세상 모든 맏이들에게

 [나의 정원에는 보푸레기]는 따듯한 색감과 보슬보슬한 색연필의 질감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인공이 상상하는 낭만적인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기타와 실로폰의 선율은 상상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기억 저편 잊혀 있던 우리의 추억마저 다시금 꺼내준다. 그런 이유로 본 작품은 시청각적으로 깊은 여운을 안겨주며 다시 찾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7살이 된 공주님(주인공)은 누군가 깨우지 않아도 혼자 일어나고, 먹기 힘든 음식도 싫은 내색 없이 먹어치우며, 엄마를 돕기 위해 막내공주님을 돌본다. 그런 막내공주님을 보고 있자니, 지난날의 추억이 미련처럼 떠오르는 공주님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책임을 지어야 하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부모, 자식, 반려동물… 그 대상은 여러 가지이지만, 일찍이 그 책임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맏이는 동생을 돌보고, 부모를 도와 집안일을 해야했기 때문에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다. ‘K-장녀’라는 말이 한 때 SNS에서 유행처럼 사용되곤 했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맏이끼리 서로 연대하며 자조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책임이란 뜻을 알기도 전에 책임을 지어야만 했던 어린아이들이었다. [나의 정원에는 보푸레기]는 어쩌면 그런 맏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삼 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책임보단 사랑받는 것에 익숙하고, 언제나 낭만 가득한 상상을 하며 즐거운 순간들로 가득했다. 내가 알고 있는 세상은 굉장히 좁아서 그 너머에 있는 맏이의 세계까지는 내 상상이 미치지 못했다. 옛날 사진첩을 보며 비로소 그들에게도 이런 순간들이 있었고, 엄마와 아빠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땐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그들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들면 사랑을 받기보단, 책임을 질 줄 아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했다. 때론 어리광 부리고 싶고, 마음껏 울고 싶고, 작은 것에도 웃을 줄 아는 그런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 지금이다. 지금의 나의 세상은 너무나 넓어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지루한 삶 속에서,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잠시 찾아왔다 떠나는 보푸레기 같은 기억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감독은 [나의 정원에는 보푸레기]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그런 추억들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공허한 빈 부분을 채워주며 마침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가진 가치를 실현한 작품이라고 느낀다. 

 



 사랑은 대물림 되기 마련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맏이가 막내에게. 그리고 사랑은 다시 누군가에게 전해진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선 그런 사랑을 찾기 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이 가득했던, 이유 없이 사랑을 주고 받았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미련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주고, 다시 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관객심사단 박재민

 

사무국님이 2024-10-29 오후 1:57:00 에 작성하신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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