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 스케치] 미리내로2
일시 2024.9.28(토) 17:15 상영 후
홍보팀 박지후
모더레이터추혜진 프로그래머
허범욱 감독 <구제역에서 살아 돌아온 돼지>

추혜진 프로그래머(이하 추): 방금 보신<구제역에서살아 돌아온 돼지>의 허범욱 감독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작품으로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어 상영하셨죠. 전작 <창백한 얼굴들>로 당시 홀랜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그랑프리를 수상하신 후 거의 10년 만에 두 번째 장편으로 돌아오셨는데요. 좀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아요. 먼저 소회의 말씀을 들어보면서 이야기를나누어볼게요.
허범욱 감독(이하 허): 정확히 10년됐죠. 2014년에 한국 영화 아카데미 장편 제작 과정에서 <창백한얼굴들>이라는 73분 장편 애니메이션을 하나 했었고, 그 이후에 2015년부터 지금의 작품을 기획하기 시작했고요. 뭐 지지부진한 과정들을 겪었습니다. 이게 모든 과정이 한 번에 되진않았고 굉장히 실패가 많았어요. 됐다가 안 됐다가 하는 중간에 한 번 포기도 했었고요. 근데 포기하니까 갑자기 기회가 생겨서 이렇게 또 하게 되고 그런 과정들 사이에 9년이 흘렀어요. 이렇게 애니메이션 영화제는 두 번째인데 안시에서처음 상영했었고 나머지는 다 일반 영화제들이었어요. 그리고 한국의 서울인디애니페스트 제가 너무 좋아하는영화제이거든요. 이렇게 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있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추: 저도 감독님의 작품을 또 만날 수 있게 돼서 또 대단히 반가웠습니다. 먼저관객분들의 궁금하신 점들이 또 많으실 것 같아요. 저도 지금 궁금한 게 정말 쌓여있어서 빼곡히 적어오긴 했는데 그래도 관객분들에게 먼저 질문의 기회를 드려볼게요.
Q. 저는 이것이 인간이 되고 싶은, 인간처럼 살고 싶은 그런 캐릭터들의이야기라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보면서 그런 질문을 스스로한테 해볼 수 있었거든요. 인간다운 삶은 무엇일까? 인간다운 인간은 어떤 사람일까? 이런 질문이 저 스스로한테 돌아오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께서 그런장면은 또 그렇게 넣지 않으셨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그토록 되고 싶어 하는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 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A. 저도 그 고민을 했는데 그걸 잘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저의 역사를 담자. 내가 아는건 그것뿐이니까. 그러니깐 이 이야기의 시작은 두 가지가 있는데, 어떻게해서든 장편 애니메이션을 완성하고 싶은 마음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 둘이 싸우고 있었거든요. 내가 인간적으로사는 게 뭘까라는 고민을 했을 때 그 두 가지가 같이 간다고 생각했어요.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어떻게든이걸 이겨내고 싶은 마음. 그래서 군인이었던 최정석은 제 포기하고 싶은 자아였고 주인공 돼지는 어떤방법이든 강구를 해서라도 한다. 그게 이제 제 나름의 결론이었습니다.그래서 과정들을 보여줄 뿐이고 저는 결론을 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근데 관객분들이 생각하시는모든 것이 저는 다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하면, 각자의역사 안에서 그 이야기들이 읽히고 그것이 각각 개인분들이 생각하시는 게 절대 틀린 게 아니고 각자가 느낀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인간이란 과연 무엇일까? 라는 고민을 스스로 했을 때 각자의생각하신 게 다 맞습니다. 근데 저는 그냥 그런 라인을 따라갔다. 라고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추: 상반된 두 캐릭터가 어찌 보면 되게닮아 있기도 하잖아요. 둘 다 모두 인간의 폭력 때문에 상처받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경중에 상관없이 약간의공감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해요. 특히나 이제 군인 일병 최정석 같은 경우는 정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오히려 몬스터로 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가 갖고 있는 본성들은 사실은 그 안에내재되어 있고 결국은 상반된 두 캐릭터를 교차로 편집을 하실 때 상당히 편집하는 것에서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주된 캐릭터가 제목대로 <구제역에서 살아온돼지>이지만 어쩌면 그 캐릭터는 사실 똑같은 자아, 또다른 자아인 거잖아요. 그래서 교차 편집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셨던 포인트는 어떤 건지 보는 내내궁금하기는 했었어요.
허: 네. 편집이랄 건 없었고 일단 시나리오 단계에서 이미 정해졌었고요. 근데시나리오상에서 고민했던 것은 두 사람이 만나야 하는가? 이게 가장 큰 고민이었고 또 모든 동료, 선후배 감독님들한테도 보여줬을 때 왜 만나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는데 저는 아까 말씀하셨듯이 이게 같은캐릭터라고 봤거든요. 하나의 캐릭터가 분리되어 있을 뿐이고, 그렇기때문에 만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해도 충분히 납득할 것이다. 그리고 또 만나서 뭘 할 수 있을까라는고민도 좀 했는데 그 지점에서 그 방향은 좀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다른 방향으로 가지않을까? 내가 의도한 대로 가지 않을 거 같아서 일단 편집은 시나리오상에서 모든 것이 정해졌었고요. 그래서 애니매틱에서 한번 확인하고, ‘맞구나!’하는 확신이 보여서 그냥 그대로 간 겁니다.

추: 만나지 않게 결정할 수 있는 게 아주 킬링 포인트였던 거 같습니다. 이제관객분들께 마이크를 넘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안녕하세요. 너무 재미있게 잘 봤고요. 사실 저예산 애니메이션을 생각하고 봤는데만듦새가 엄청 훌륭한 거예요. 그래서 예산이 얼마인지 좀 궁금해졌고,그다음에 스토리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어떻게 될까 하며 너무 궁금하게 봤어요. 사실 어떤이야기를 보면 조금 내용이 예상되는 이야기들도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아서 정말 너무흥미진진하게 잘 봤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었고, 또 하나 궁금한 점은 이게 만듦새가 완벽한데 사실 또포스트까지 완벽한 것 같아요.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잘했지? 보통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 성우랑 배우의 연기가 아쉬운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주인공도 연기를 계속 봤는데마지막에 보니까 돼지랑 상병이랑 빅풋 다 같은 남도형 성우님이더라고요. 그래서 남도형 성우님이 진짜영어를 잘했구나 싶긴 한데 이 3명을 다 한 성우로 시키신 어떤 이유가 또 있는 건지 그게 좀 궁금합니다. 너무 잘 봤습니다.
A. 먼저 마지막 질문부터 해드리면, 남도형 성우님의 뿐만이 아니고 민승우 성우님도 여러 가지 하셨고요. 특히남도형 성우님이 이제 주인공 돼지와 최정석, 빅풋 각자 목소리가 다 다르잖아요. 상병도 그렇고요. 근데 상병은 의도하지 않았고요. 상병은 의도한 게 아니고 남도형 성우님이 욕을 너무 잘하셔서 제가 ‘이건해야 되겠다.’ 느껴서 추가로 부탁드린 거고, 원래는 주인공을모두 연기하는 게 저의 의도였기 때문에 남도형 성우님한테 부탁을 드렸어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렸듯이작품에서 가장 첫 번째는 이 캐릭터가 하나로 보여야 하는 거니까 연기를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는 제 강박이 있었어요. 이게 또 숨겨진 의미일 수도 있지만 그걸 하지 않으면 똑같이 보일 수도 없겠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서 부탁을 드렸고 성우님이 굉장히 고생하셨어요. 보시면아시겠지만, 굉장히 고생하셨습니다. 목소리를 이제 갈아 넣으셔야되기 때문에 모든 스케줄이 다 끝나신 다음에 오셔서 마지막 스케줄로 저와 함께하시며 목을 다 쓰시고 가셨어요. 그런과정이 있었고, 그리고 지금 이 작품은 모션 캡처로 만들어진 겁니다.웬만한 한 움직임 형태가 2D 형태로 나오지 않는 일반적인 액팅은 모두 모션 캡처고 2D처럼 보이게 했을 뿐이지만 이건 3D고요. 얼굴도 모션 캡처한 거고, 동작도 모션 캡처한 겁니다. 대신 그대로 쓸 수는 없어서 여러 스태프들이 다듬는 과정에 있었고, 배우님도모션 캡처 배우님 한 분이 다 하셨어요. 저랑 엄청난 상의를 많이 하면서 하나하나씩 만들어갔기 때문에거기에서 완성도를 올리면서 스탭들이 다 하나씩 하나씩 일일이 빗나간 것들을 맞춰주는 과정들. 좀 지지부진한과정이지만 조금만 이상해도 크게 이상해 보이는 게 모션 캡처거든요. 조금만 튀어도 사람들은 금방 인식을해요. 그걸 피하고 싶어서 조금 세심하게 작업을 했던 거고, 제작비가저예산이 어느 정도를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10억 이하면 저예산일까요? 그렇게 보신다면 저예산 맞습니다. 그 10억 이상의 값어치 그 제작비가 투여되지는 못했고요. 그 10억 언저리 안에 제작비가 있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감독님. 저는 <창백한얼굴들> 때에도 되게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또 오게 되었는데요. 그때 느꼈던 게 참 창의적인 욕설을 하는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어 가지고 이번에도 혹시 그런가 싶어서봤는데 주인공이 좀 비슷한 성격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항상 궁금했던 것은 주인공이 이렇게 듣는언어 폭력이 많고 본인도 결국엔 그렇게 언어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과정들이 재미는 있는데, 한편으로는이런 걸 만드실 때 좀 심의 같은 거나 중간 보호 같은 것을 꼭 거치실 텐데 어떻게 매번 통과하시는지 비결이 궁금합니다.
A. 감사합니다. 또 10년 만에도 봐주시고 우리나라의 심의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더 심한 영화들 많거든요. 근데 이게 애니메이션이란 특수성 때문에더 세 보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고요. 하나예를 들자면 뭐 설국열차도 15세 관람가인데 많은 욕과 피가 나옵니다.근데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좀 더 세 보이긴 하는데 제가 꼭 욕을 넣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는건 아니고요. 내가 만약 그 캐릭터라면은 이런 언어들을 쓰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일단 넣는 것이고, 저는 시나리오 쓸 때 항상 그 캐릭터의 빙의를 해보는과정들을 거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좀 해보면 욕의 톤이나 이런 말들을 쓰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작업해요. 이 캐릭터들이 그렇게 막 행복한 인생을 살진않았기 때문에, 거친 과정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욕을 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의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시작부터 특정 타겟층을위한 작품을 한다고 생각해요. 보셔서 아시겠지만, 모두를위한 작품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습니다.
추: 혹시 뭐 욕도 좀 레코딩을 하셔서 체크를 좀 하셨나요?
허: 네. 예전 장편도 그랬지만 모든 대사를 제가 직접 녹음해서 성우님들한테 들려드리고 성우님들이 거기에서 발전시켜서해주시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Q. 제가 알기론 성우님들도 이런 작품을하는 경우가 상당히 흔치는 않을 거라고 알고 있는데, 성우님들이 이런 걸 되게 자연스럽게 잘 해주시나요?
A. 그걸 이제 오케이 하신 분들만 하시게되는 거죠. 10년 전에 <창백한 얼굴들> 때에도 주연 성우님을 원래 다른 분으로 컨택을 했었는데 자기는 못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고, 홍범기 성우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하시게 된 거죠. 일반적으로 그런연기를 할 기회가 없으니까 (이런 의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계세요.
Q.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캐릭터들이 그냥 살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는데, 그게 결국 인간이랑가까워지게 된다는 결말이 되게 인상 깊었어요. 처음에는 자살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결국 자살을결심하면서 완전히 인간이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폭력에 노출된 어린 돼지들이 약간 비극적이지만 살아남긴했잖아요. 그래서 살아남은 이후에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했어요.
A. 어떻게 살았을까? 거기까지는 막 제가 디테일하게 그 뒤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근데그런 질문을 몇 번 받은 적이 있어요. 그때 좀 생각을 해봤는데 이들은 결국은 죽지 않을까? 곧 죽지 않을까? 왜냐하면 지금 사방에 군인들이 있고 다시 어디를나간다고 한들 인간들에게 들키면 반드시 죽게 돼 있죠. 그렇다고 계속 그들이 불탄 산에서 버티면서 살수는 없을 것이고. 그들의 목적은 복수를 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이후의 삶은 되게 슬프지 않을까라는 생각. 뭐 아무도 없잖아요. 모든가족을 잃었으니까. 그렇게 생각은 했습니다.
추: 이 작품을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사실은 계속 인간화가 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통해서 그 이전에는 그러지 않았던 존재들이 점점 폭력적이고 또그렇게 변화해 간다라는 게 사실은 어떻게 보면 폭력의 전이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서글픈 느낌도 들었어요.
허: 맞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인간이 가장 폭력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들었고, 자살할 수 있는 것도 인간만이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좀 들긴 했어요. 동물들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긴 한데 그건 저도 잘 모르고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그들이 본 ‘인간’이라는 것은 자살한 인간들이나, 자기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인간들밖에없었으니까 그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진짜 인간일 수 있겠다는 저의 결론에 도달했고 그것을 표현한 거죠.
Q. 초반부터 계속 폭력에 노출되고 언어육체적 폭력 그리고 뒤에도 계속 싸우는 이 호흡이 전체적으로 굉장히 고통에 가까웠는데요. 이 내용이투쟁하는 내용이다 보니까 그런 건가 싶기도 한데, 전체적으로는 고통에 많이 느껴졌었거든요. 감독님께서는 애니메이션 전체 중에 마음에 있는 한 장면만 고르신다면 어떤 장면인지 궁금합니다.
A. 한 장면요. 고통은 의도한 거니까 죄송합니다. 그거는 제가 의도한 거라서 그렇게연출을 한 겁니다. 잘 느끼신 거고요. 그리고 가장 공을들인 장면은 첫 장면들과 이어지는 그 첫 장면을 진짜 오래 신경 썼어요. 왜냐하면 저는 첫 장면 시작할때 관객분들을 한 번에 사로잡지 않으면 이게 이야기를 끌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항상 있기 때문에 그 첫 장면. 시작부터 돼지가 땅속으로 올라와서 산으로 도망치기까지의 시퀀스들, 그부분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고요. 그리고 중반쯤에 최종으로 빅풋이 불타는 산속에서 홀로 절규하는 롱테이크컷이 있어요. 그 부분을 모션 캡처 해보니까 가능하겠다 싶은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이 부분은 몇 번의 회의를 거쳐서 두 테이크 만에 끝냈는데 이 부분은 제가 굉장히 날카롭게 신경 써서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영화 너무 재미있게 잘 봤고요. 크게 3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하나는 이 작품에서 군대 이야기가 계속해서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감독님의 군 생활에서 경험하셨거나 느낀 것과 연결되는 게 있는지 좀 궁금했고요. 그리고전체 스토리에서 이 돼지가 구제역의 어떤 지옥 같은 데서 굉장히 힘들게 부활해서 원래 목적은 인간이 되어 인간을 죽이겠다. 로 시작했는데 중반쯤 보면 이제 캐릭터가 마을로 가면 몇 명 죽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인간이 되겠다는 수단에 매몰된 것 같아서 좀 안타깝더라고요. 이러한본래 목적을 돼지가 잃어버린 게 감독님께서 의도하신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 건지 좀 궁금했고요. 마지막으로는좀 엉뚱할 수 있는데, 돼지가 물의 얼굴을 비춰봤을 때 제가 보니까 디자인적으로 적당히 사람 같지 않나? 만약 지하철에서 마주쳤는데 돼지 같다고 하면 실례일 것 같은 비주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돼지가 외모에 어떤 부분에 많이 불만족했는지 궁금했습니다.
A. 첫 번째로 군대. 뭐 이런 사건을 다 겪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언어적인 폭력은 누구나겪잖아요. 제가 83년생이니까요. 그 2년 2개월 하던군 시절에 그런 언어 폭력들이 매우 많았고요. 대부분 제가 들었던 대사들로 구성했지만, 상황은 좀 다르죠. 근데 대부분 대사에 관한 욕설의 상황들이 좀있었고요. 그리고 제 주변에 저런 상병하고 비슷한 사람도 있었고, 저런병장하고 비슷한 사람도 있었고요. 뭐 지인이나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다 있었던 거 같아서그냥 일반적인 캐릭터들이지 않을까싶어요. 두 번째 질문은 저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게, 주인공이 이제 점점 인간의 생각을 하게 되면서 인간들이 더 무섭다는 생각, 인간의폭력들을 당해왔으니까, 인간들에게 들키면 더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저는 그렇게 연출을 했다고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게 점점 인간이 되는 과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연출했고요. 세 번째는 캐릭터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이 귀와 코 부분이거든요. 이게 돼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것만 어떻게해결하면 인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지막에 이상한 좀비 형태로 변할 때 이제 그 부분을 제거해 봤고 그때 인간하고 비슷하게 생겼다고 느껴서그렇게 디자인이 된 겁니다.
추: 몇 개 질문을 받지 않은 것 같은데, 사실은 시간이 다 됐어요. 바로 다음 상영이 5분 뒤에 진행이 되는 탓에 감독님 정말 죄송하지만 여기서 질의를 마쳐야 될 것 같고요. 이제 막 나와서 영화제에 상영되기 시작했잖아요. 아직 차기작이나계획을 좀 여쭈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10년을 기다려서 찾아와 주신관객이 있으니까 한 3년 후에 또 만나 뵐 수 있도록 어떤 차기작을 준비하고 계신지 소개해 주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허: 두 가지의 얘기가 있어요. 근데 머릿속에만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얼굴에 이목구비가 하나씩 사라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고요. 또하나는 술을 좋아하는 가족들의 이야기. 명절날에 술을 먹다가 각자의 트라우마가 발현되면서 이상한 사건들에휘말리는 블랙코미디 같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예전에 첫 장편할 때부터 생각했던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런 게 있긴 한데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지금 끝난 지가 지금 3개월밖에 안 됐고 영화제 상영을 하기는 했지만, 그게 3개월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제가 번아웃 상태예요. 그래서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좀 쉬겠습니다. 올해는 감사드리고요.
추: 충분히 번아웃 되셨을 것 같아요. 충분히 휴식 취하시고요. 또 리프레쉬가 되시면 아까 말씀해 주셨던두 작품도 조만간에 만나볼 수 있도록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 스토리가 벌써부터 재미있었어요. 다시 한번 오늘 시간 내주시고 또 내밀한 작품의 세계를 함께 여러분과 공유해 주신 허범욱 감독님께 큰 박수부탁드리면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